지난 16일 서울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는 크리스마스가 열흘가량 일찍 찾아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후원하는 미술 영재들이 1년 동안 만들어낸 작품을 소개하는 `드림그림 연말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장학생과 멘토, 한성자동차 엠버서더 등 150여 명은 빨간 모자를 쓰고 서로를 위한 산타클로스가 됐다. 드림그림은 국내 수입차 딜러인 한성자동차가 지난 5년간 꾸준히 지속해온 사회공헌 사업이다.미술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도 집안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초·중·고 학생들이 꿈을 이어가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한성자동차는 2012년부터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한국메세나협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매월 장학금과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는 "드림그림은 학생들의 예술적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5년 동안이나 여러분과 연말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아우스프룽 대표는 드림그림 장학사업 등 지역 사회 발전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임우리`라는 이름이 생겼다"며 웃었다.
첫해 장학생 20명을 선발하는 데 전국에서 23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4회째였던 지난해에는 한성자동차 30주년을 맞아 수혜 장학생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장학생 선발 과정은 서류 심사(1차)와 작품 심사(2차) 순으로 이뤄진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한성자동차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을 받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드림그림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 위축되기 쉬운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올해 졸업생인 신은선 학생은 "자신감이 부족했던 중학생이 어느덧 많은 사람 앞에서 지금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예비 스무 살이 됐다"며 "긴 시간 동안 드림그림과 함께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장학생들은 자기 재능을 사회에 내주고 있다. 2014년부터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서울의 문화적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예술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옛 김포가압장에 개장한 서서울예술교육센터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했다.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인근 학생들의 예술교육 공간, 지역 주민들 쉼터로 활용되는 곳이다. 드림그림 장학생들은 직접 공간을 꾸미고 정원을 가꿔 그곳을 특색 있는 예술 교육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학생들 중 일부는 이미 프로에 버금가는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신은선, 조채연, 박주희, 박지민 등 장학생은 한성자동차가 세계적인 조향사 크리스토프 로다미엘과 함께 선보인 `한성 NO.2`의 향수 패키지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행사 후반부에는 드림그림 5주년 시상식이 열렸다. `지각없상` `자상자상` `상상이상` 등 다양한 부문을 나눠 장학생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한지연 서울문화재단 실장은 "꿈을 이루면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그 꿈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함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드림그림 프로그램에는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 멘토링이 포함돼 있다. 학생 40명은 미술 전공 대학생과 1대1로 연결돼 예술 교육을 받는다. 또 한성자동차 임직원을 장학생에게 1대1로 매칭시켜 학업과 생활, 우정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